꿈꾸는노란장미
2009. 7. 26. 14:18
내 책상 속에는 십여 년 전 텐센트 스토어에서 사 온 구슬치기하는 마블 몇 개가 있다.
라일락,
너는 느릅나무 그늘지는 거리에도 피어 있다.
연과 마블을 파는 작은 가게가 있는.
나는 어려서 장난감 가게 주인을 부러워하였다. 지금도 막상 장사를 시작한다면 장난감 가게밖에 할 게 없는 것 같다. 물론 그 가게에서는 아이들에게 화상을 입게 하는 딱총은 아니 팔 것이다. 장난감 가게는 우선 그 상품이 재미있다.
손님이 아니 오더라도 나 혼자 그것들을 가지고 놀 수 있다. 그리고 장난감 가게에 오는 손님들의 얼굴에는 언제나 웃음이 있다. 약방과는 다르다. 이쁜 아기, 이쁜 엄마, 좋은 할아버지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오면 금방 부자가 될 것이다.
장난 가게를 하게 되면 부대사업으로 옆에다 장난감 서비스 센터를 내겠다. 바퀴 빠진 자동차도 고쳐 주고, 다리 부러진 인형도 고쳐 주고, 그러나 나의 어린 시절의 장난감들을 생각하면 수선료를 많이 받을 수 없다. 나는 어려서 무서움을 잘 탔다. 그래서 늘 머리맡에다 안데르센의 동화에 나오는 주석으로 만든 용감한 병정들을 늘어놓고야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더 보면 나의 근위병들은 다 제자리에서 꼼짝도 아니하고 서 있는 것이다.
나는 미국의 한 은퇴한 철도 회사 사장이 자기 집 마당에다 기관차, 그리고 철교, 터널까지 갖춘 장치를 차려 놓고 이웃 아이들을 데려다가 기차 놀이를 하는 것을 보았다. 현대 문명이 자랑하는 디젤 기관차도, 제트기도, 우주선도, 생각하면 다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다. 언젠가 내가 묻힐 때가 오면 내 책상 서랍 속에 있는 마불을 넣어주었으면 한다. 골동품 수집가는 청사 찻잔 하나 가지고 가지 못할 것이요, 부잣집 부인이라도 진주 반지 하나 끼고 가지 못하지마는, 아무리 탐욕스런 세상이라 하여도 나의 구슬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2009년 03월 16일 밤 10시 55분에 옮겨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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