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노란장미 2009. 12. 1. 21:33

===========친구가 내게...2007년 9월 27일

 

오랫만이구나. 추석은 넉넉하고 풍성하게 잘 보냈는지..

복직은 했는지, **는 건강을 추스렸는지 많은 것이 궁금하다만

전화기를 드는게 쉽지 않구나.

요즈음은 많은 면에서 수동적이 되어

오는 전화, 메시지만 받을뿐 내가 주체가 되어 보내지는 않는다.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겠다 생각을 하면서도 쉽지는 않다.

광주에 올라가면 집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맨발걷기 하는것이 요즈음의 유일한 낙이란다.

이렇듯 한 발 물러서 있으면서 나와 관계지어졌던 사람들과의 인연도 찬찬히 생각해본다.

가족, 친척, 친구, 동료, 상사....

아무것도 둘러쓰지 않은 상태에서도 손 내밀 수 있고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많다면 행복한 사람이겠지.

나 또한 그렇다고 생각해왔는데.. 생각과는 많은 차이가 있더구나.

그러면서 네가 정말 많이 힘들었을 때 나도 아무런 위로가 되지 못했음을 아프게 기억했지.

친구란 뭘까?

인생의 긴긴 여정에서 어느정도까지 서로 허물없이 다가갈 수 있을까? 

 

 

 

 

=============내가 친구에게...2007년 10월 03일

넌 추석 잘 보냈니?

혹시 추석 때 순천와서 전화하려나....기다리기도 했는데.

 

1년과도 같은, 어쩌면 몇 년과도 같은 한 달을 보내고

지친 몸으로 학교로 복귀했다.

 

내 생활은 없었던 한 달 동안

오로지 엄마로서, 딸로서만 지냈나보다.

 

어쨌거나

엄마는 완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뼈가 자리를 잡아 어느 정도의 생활은 하실 수 있게 되었고,

큰 애도 일주일 간의 수술-입원-치료를 통해 상처도 거의 아물어

학교생활 잘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더구나 지금은 시어머니께서 큰 애와 함께 계시게 되서 맘이 놓인다.

 

나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주변 정리가 끝났다 생각하니 안도감이 들더니

이제는 거의 멍한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저 흐릿한 시선으로 주변을 관망 중이다.

 

많이 지쳤고,  할 수만 있다면 좀 더 쉬고 싶다.

그래서 퇴직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는데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아직 퇴직을 하긴 이르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출근하게 되었다.

 

내 코가 석자라 그동안 네게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글쎄.....

네 고민이 무엇인지.....

널 힘들게 하는 게 무엇인지.....

네게 무슨 일이 있는지.....

너의 완벽하고자 하는 성격이 널 더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가 더 자주 만났더라면....생각해본다.

그리고

네가 좀더 단순하게 생각하면 어떨까도 생각한다.

 

우리...20년 넘도록 쌓아온 우정의 이름으로 서로 가장 편해질 수는 없을까...

친구란 상대의 아픔을 등에 짊어지구 가는 존재라 하잖니..

 

친구야,

내가 좀 더 기운이 차려지면 광주갈게.

만나서 얘기하자.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