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노란장미 2011. 9. 22. 14:11

1997년 1월, 생애 두번째 차로 하얀색 무쏘를 마련했었다.

당시 우리집 형편으로는 조금 과용하여 갖게 된 차였다.

그때만 해도 하얀색 무쏘는 흔하지 않아 차를 타고 주행을 하자면 상당히 시선을 모으는 차여서 은근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출퇴근 길에 동무가 되어주는 물론, 아이들이 객지로 터전을 옮길 때면 짐을 나르는 차가 되어주기도 하였고,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듬직한 친구가 되어주었고, 이 차를 마련하고 강원도 산골로 다녀온 가족여행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로부터 15년, 하얀색 나의 애마는 27만 킬로를 넘게 주행하였고 부품이 망가져 자주 정비소에 가는 일이 생겼으며, 2주 전 쯤에는 웜기어가 다 되서 바꿔야한다는 말과 함께 새 차로 바꾸는 게 어떻겠냐는 사장님의 조언을 듣게 되었다.

 

누가 보거나 겉모양은 멀쩡한데, 부품이 노후되어 이제 바꿔야 한다니 가슴이 아팠다.

중고로 판다고 해도 사고가 나면 책임져야한다니 정든 식구 떠나 보내는 서운한 마음으로 눈물을 머금고 폐차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제 있었던 일이다.

 

 

 

 

새 애마는 쏘울로 마련했다.

빨간색 애마는 모든 이의 눈길을 사로잡을만큼 예쁘다.

내 나이에 비해 다소 가볍게 보일 수도 있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형편에 가장 맞고 예전부터 갖고 싶었던 터라 쉽게 이 차로 결정하였다.

아직까지는 남의 차처럼 익숙하지 않지만 서서히 길들여가며 타고 싶다.

앞으로 빨간색 애마는 내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