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노란장미 2017. 10. 15. 12:00


 
부안 내소사 나들이 
 
추석 날 한옥펜션에서 숙박을 하고 거기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토스트와 우유, 시리얼에 집에서 준비해간 재료로 콩나물불고기 샐러드를 더하니 제법 그럴싸한 아침 식사가 되었다.
집에서부터 불고기를 볶고 야채들은 씻고 데쳐 준비하고 드레싱도 미리 만들어 아이스박스에 담아간 보람이 있었다.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걸 보는 일은 엄마에게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침을 먹고 나서는 짐을 챙겨 집으로 가기 전에 부안 내소사에 들러보기로 했다.
도로 상황은 괜찮아서 별로 밀리지 않고 내소사주차장에 도착했는데 거기엔 이미 많은 차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주차장을 벗어나 절까지 이르는 길은 무척 아름다웠다.
길 양쪽에 늘어선 키큰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그늘을 걷는 기분이 상쾌했다.
전 날, 마이산과 한옥마을에서 이미 많이 걸었는데도 즐거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하고 예쁜 길이었다. 
 
절에 도착하자 군郡나무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10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반겨주었다.
1000년 세월이라니... 저 느티나무가 조선의 흥망성쇠를 지켜보았을 거라 생각하니 그 긴 세월이 느껴져 아득하다. 
 
그 뒤로 각양각색의 연등을 지나쳐 대웅보전에 이르렀는데 내소사 대웅보전은 쇠못하나 쓰지 않고 모두 나무로만 깎아 끼워 맞추어 지어졌다고 한다.
조선 중기의 대표적 건물양식을 띄고 있으며 장식이 매우 화려하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단청은 모두 퇴색되었지만 자연스러운 나무결이 오히려 더 아름답고 그 특유의 고풍스러움과 화려함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느낄 수 있었다. 
 
내소사 대웅보전은  꽃살문으로 유명한데 나무결을 그대로 살린 꽃살문은 해바라기, 연꽃, 국화 등의 꽃무늬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는데 문마다 꽃무늬가 다르다.
이런 꽃살문은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어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또한 대웅보전 내부의 백의관음보살도는 백의관음보살좌상 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후불 벽화로 그 가치가 높다고 한다.
하얀 옷을 입은 관세음보살은 자비의 부처님으로서 이 관음보살좌상의 눈을 보고 걸으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경내를 이곳저곳 둘러보고 다시 아름다운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날씨가 흐려지고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의 나들이가 끝날 무렵이라 다행스러웠다. 
 
점심을 마치고 큰딸과 사위는 서울로, 우리 가족은 집으로 돌아왔다. 
 
추석연휴 동안 가졌던 짧은 1박2일의 여행은 조금은 피곤했지만 알차고 행복한 여정이었다. 



나무결을 그대로 살린 꽃살문은 해바라기, 연꽃, 국화 등의 꽃무늬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는데 문마다 꽃무늬가 다르다.


내소사 초입, 절까지 이르는 길.


1000년된 느티나무



내소사 대웅보전은 쇠못하나 쓰지 않고 모두 나무로만 깎아 끼워 맞추어 지어졌다고 한다.

긴 세월에 단청은 퇴색했어도 여전히 고풍스럽고 아름답다.




* 백의관음보살도. 이 보살의 눈을 맞추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사진은 웹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