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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로 가는 길/Spain->Morocco

꿈꾸는노란장미 2018. 10. 22. 19:19

 

 

 

 

2015131일 오후, 우리는 세비야를 출발해서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모로코를 가기 위해 타리파 항구를 향했다.

차창 밖으로 지나치는 스페인의 풍경을 감상하며 모로코행 페리를 기대하고 있었다.

 

가이드는 여행사측과 분주하게 통화를 하더니만 기상상황이 악화되어 타리파에서는 페리가 뜨지 못할 거라며 알제시라스로 가야겠다고 한다. 사실 지브롤터 해협은 기후변화가 심한 편이라 이런 일이 적지는 않은 듯하였다.

심한 경우에는 모로코 입국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지만 알제시라스에서는 모로코행 배가 뜰 것이라니 다행이다 싶었다.

패키지 여행에서 모로코 여행은 날씨가 도와줘야 가능하다는 걸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었다.

 

몇 년 전에 이집트여행을 통해 이 곳 현지인들의 시간관념이라던가 사고방식에 대해 짐작은 했던 터라 5시 출발 티켓을 끊어 7시에 출발하면서도 그러려니 싶다. 인샬라~~!!

 

알제시라스 항에서의 출국심사와 배 안에서 이루어지는 입국심사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쌓였던 짜증과 불만은 탕헤르에 도착하자 안도감으로 바뀌었고 호텔에 도착해서는 우리나라 갈비찜과 아주 비슷한 '따진'으로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따진

 

다음 날은 일찌감치 호텔을 나서 거의 다섯 시간 정도를 이동하여 페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페스를 향해 이동하던 중 차창 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마치 넓은 구릉에 깔아놓은 초록빛 융단이 햇빛을 받아 빛나는 듯했다.

울타리 역할을 하던 선인장 무더기와 우리나라 농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비닐하우스가 있는 마을도 지나쳤다.

 

때로는 감동으로 때로는 편안함으로 다가오는 모로코의 이국적인 풍경을 눈과 마음에 담았다.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중 하나가 모로코의 페스이다.

 

가장 오래되고 보존 상태가 좋아 대표적인 중세 이슬람 도시로 꼽히는 페스는 모로코의 옛 수도이자 문화, 종교 중심지이며, 859년에 세워진 알카라위인 대학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로 알려져 있으며, 페스의 옛 시가지는 198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페스 시가지

 

 

뮬레이 이드리스2세가 도읍으로 정한 이후로 1200년의 긴 세월 동안 중세 이슬람 도시의 모습을 잃지 않은 페스의 메디나(Medina)9000개가 넘는다는 복잡한 미로, 다닥다닥 붙은 집들, 좁은 골목시장에 붐비는 많은 사람들, 거리를 뛰노는 아이들까지... 오래된 골목길을 걸으며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없는 독특한 정취와 사람 사는 냄새를 흠뻑 느껴볼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

 

특히 티브이에서 많이 보았던 특산물인 가죽염색 공장을 주변에 있는 상가 2층으로 올라가 직접 볼 수 있었는데 가죽제품을 팔고 있는 상점에서는 이곳에 들어오는 이들에게 나뭇잎 한 줄기씩을 선물처럼 주었다.

알고 보니 가죽공장에서 올라오는 역한 냄새대신 맡으라고 준 허브식물이었다.

 

여러 염색액이 담겨져 있는 통이 모여 있으니 마치 커다란 팔렛트를 보는 것 같았다.

염색액에 몸을 담그고 열심히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는 무두장이들을 보니 삶의 애환이 느껴졌다.

 

 

 

 

 

 

 

 

 

 

 

 

 

 

 

가죽공장을 보고 나서는 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골목을 지나 전체적으로 자 형태인 2층의 식당을 가게 되었다.

좁은 문을 들어서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는데, 4대째 내려오는 모로코 전통가옥형태라 한다.

모로코 전통 음식인 꾸스꾸스로 점심을 하고 페스 왕궁을 보고는 다음 여행지인 라바트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