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카키 호수를 지나 카와라우 번지 센터로~
퀸스타운을 향해 이동하다 잠시 멈춘 곳은 마운트 쿡을 조망하기에 좋은 푸카키 호숫가였다.
이곳에는 벤치가 있어서 차분히 쉬면서 호수 풍경을 감상하기에 명당 자리였다.
빙하호인 푸카키 호수는 테카포 호수처럼 밀키블루 에메랄드빛을 띠고 있었고, 멀리 만년설을 이고 있는 마운트 쿡이 신비한 자태를 보여주었다.
해발 3,724m로 뉴질랜드 최고봉인 마운트 쿡은 뉴질랜드를 탐험했던 영국 해군 장교 제임스 쿡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하며, 마오리족 언어로는 ‘구름 봉우리’라는 뜻의 아오라키(Aoraki) 산이라고 한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퀸즈타운까지 이동하던 중에 만나는 호수와 멋진 풍경은 힘든 여정에 큰 위안이 되어 주었다.
푸카키 호수를 보고 크롬웰 휴게소에 잠시 들러 아이스크림으로 목을 축이고 긴 이동 끝에 카와라우 번지 센터에 도착했다.
이곳은 세계최초 번지대라는 것 외에도 우리나라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이병헌, 이은주 주연)'의 촬영지여서 꽤 유명하다.
1988년, 뉴질랜드인 해켓(A.J Hackett)이 남태평양의 팬타코스트섬 원주민들이 치르던 성인식에서 힌트를 얻어 번지 점프용 로프를 개발하고 카와라우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세계 최초로 번지대를 설치했던 곳으로 번지 높이는 43m라고 한다.
팬타코스섬에서는 전혀 탄력이 없는 칡이나 나무줄기 등을 엮어 발목에 묶고 대나무 탑에서 뛰어내리는 성인식을 한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번지대까지는 꽤 걸어야 했는데 햇빛이 너무 뜨거워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행여나 햇빛에 노출될까 꽁꽁 싸매고 다리까지 걸었다.
다리 중간쯤의 번지대에서는 스태프들과 번지를 하려는 사람이 몇 보였고 마침 한 남자가 뛰어내리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렸다.
내 인생에 번지를 하는 일은 다시는 없을 거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