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거센 모래바람과 흐린 날씨 때문에 선명한 일출은 볼 수가 없었다.
오늘 일정은 어제 일정의 거꾸로 였다.
사막을 빠져나오면서 백사막과 흑사막을 경유하고, 유황온천을 들르기로 했다.
우선 백사막을 내려다 보기 위해서는 '잉글리쉬 마운틴'이라는 돌산을 올라가야 했는데 바람이 너무 거세서 우리를 날려버릴 것만 같은 기세였으므로 백사막은 차 안에서 볼 수 밖에 없었다.
백사막을 떠나 지프가 도로에서 가까운 흑사막(黑砂漠)에 도착하자 일행은 모두 내렸다.
사막을 이루는 모래의 성분 중 거센 바람에 날아가지 않고 버티고 있는 무거운 철광석만이 남아 지표면이 까맣게 보이는데 이렇게 형성된 것이 바로 흑사막이란다.
철광석을 비롯해서 풍부한 자원이 이집트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막에 매장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집트인들은 자원 활용면에서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포항제철에서 이 사막의 철광석을 싼값으로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흑사막에 도착한 우리 일행
▲흑사막의 표면: 가벼운 암석 성분으로 된 모래는 날아가고 무거운 철 성분만 남아 멀리서 보면 검게 보인다.
거센 모래바람을 씩씩하게 뚫고 우리를 실은 지프는 흑사막을 빠져나와 유황온천을 향해 이동했다.
사막이 국토의 대부분인 이집트에도 오아시스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녹지와 자그마한 마을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어느 마을 앞에 멈추었는데 바로 유황온천이 있는 곳이었다.
유황온천이라고 해서 큰 기대를 했는데 그 기대는 바로 실망으로 이어졌다.
비포장 도로 한 켠에 자리 잡은 자그마한 온천으로 그 모습은 초라한 규모였다. 사막에서 제대로 씻지 못하고 나온 터라 세수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 물의 온도는 예상보다 높아서 단 몇 초 동안도 손을 담글 수 없었다.
그 마을을 떠나 리조트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점심을 먹고 버스로 옮겨타서 카이로를 향해 출발했다.
◀ 오아시스 주변에 형성된 마을 모습
카이로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시간이었다. 저녁 메뉴로는 한국 식당에서 설렁탕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몇몇 아줌마들이 현지 가이드를 유혹해서는 이집트의 유명한 '칸엔칼릴리 시장'엘 가보기로 했다.
사실 가이드에게는 좀 무리한 부탁이었을지 모르지만, 한국인으로서 이집트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그는 모국에서 온 우리 일행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들어주었다.
택시 두 대에 나누어타고 칸엔칼릴리 시작을 향해 출발했는데 여행팀을 이탈해서 택시를 타고 시내를 통과하고 있자니 괜한 스릴이 느껴졌다.
카이로 시내의 도로는 대략 세 개 차선 정도의 넓이였으나 차선이 그어지지 않은 곳이 많았고, 거의 다섯 줄의 차들이 사이사이를 비집고 달리는 터라 위험천만이었다.
더구나 건널목이나 신호등이 없어서 차도를 가로지르는 인파때문에 도저히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풍경이 펼쳐지곤 했다.
시내를 주행하는 대부분의 낡은 차들 사이에서 우리나라 유명 회사의 차가 보일 때는 반가운 마음이 드는 것은 나 역시 할 수 없는 대한민국 사람이구나 싶었다.
시작에 도착할 때까지 족히 40~50분은 달린 것 같다.
좁은 골목의 양쪽에는 크고 작은 가게들이 주욱 줄지어 있었는데, 이집트 민속 악기 하나와 두 딸의 기념품으로 메달을 사고서는 가이드와 함께 저녁식사로는 양고기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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