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이 입맛 돋우는 이유
한없이 피곤해지고 나른해지기 쉬운 봄이다. 특히 겨울이 지나고 봄이 막 시작되는 환절기에는 인체의 신진대사가 왕성해지기 시작하고, 이에 따라 인체에 노폐물이 축적돼 몸이 나른해지거나 입맛이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이른 봄에 수시로 졸리고 식욕이 떨어지는, 이른바 ‘춘곤증’ 증세가 자주 나타나는 이유다.
한방에서는 봄에 간장의 기능이 활발해지면 상대적으로 비장과 위장의 기능이 억제돼 소화가 잘 안 되고 식욕이 감소하게 된다고 분석한다.
봄나물은 비타민의 보고
따뜻한 봄볕 아래 병든 닭처럼 졸고 싶지 않다면, 향긋한 봄나물로 입맛과 기운을 북돋워 보자. 봄나물은 독특한 향과 쌉쌀한 맛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입맛을 살리고 체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새콤달콤하게 무친 봄나물을 한 젓가락 먹고 나면 거짓말처럼 떨어진 식욕이 되살아나고 피로가 풀리는 느낌을 갖게 된다.
봄나물이 입맛을 돋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봄나물에는 많은 양의 비타민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겨울철보다 봄철에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서 비타민의 필요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평균 3-10배의 비타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봄나물이 함유한 다량의 비타민은 떨어진 입맛을 돋우고 춘곤증이나 온 몸의 피로감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데 가장 큰 힘이 된다.
비타민C와 칼슘 풍부한 냉이와 달래
봄나물의 대표주자는 바로 냉이와 달래, 그리고 쑥이다. 이른 봄 국내 어디에서나 많이 나는 냉이는 향긋하고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어 마치 봄의 향기를 대변하기도 하는 듯하다. 냉이는 채소 중에서도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다고 알려져 있으며, 칼슘, 철분, 비타민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특히 잎 속에 있는 비타민A는 100g에 하루 필요량의 3분의 1이 들어 있으며,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동의보감에는 “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끌어다가 간에 들어가게 하고 눈을 맑게 해 준다”고 기록돼 있다. 한편 이른 봄 밭이랑에서 덩이를 이루며 자라는 달래 역시 비타민C와 칼슘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혈액 순환과 피로 회복에 매우 좋은 나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된장국에 넣어 끓여 먹거나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하고, 비타민C 손실을 줄이기 위해 날 것으로 먹기도 한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 독특한 향이 일품인 쑥 역시 철분과 칼슘, 비타민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비타민C는 같은 양의 딸기나 귤보다 많고, 비타민A는 같은 양의 쇠간보다 많다.
선조들로부터 효능 인정받아
씁쓰름한 향과 맛을 지닌 씀바귀도 봄철 입맛을 살려주는 고마운 봄나물이다. 씀바귀는 고채, 유동, 씸배나물, 고들빼기, 싸랑부리 등 다양한 별칭도 갖고 있다. 예로부터 “이른 봄에 씀바귀나물을 먹으면, 그 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말이 전해올 정도로 씀바귀는 선조들로부터 그 효능을 인정받아온 나물이다.
특히 씀바귀는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뛰어난 항산화 효과를 갖고 있으며, 소화 기능을 도와 몸을 보양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씀바귀의 쓴 맛을 내는 성분은 열이나 빛에 강하기 때문에 데치거나 가열해도 비교적 안전하다. 다만 비타민 성분은 열에 손실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조리 전에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다음 찬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내면 비타민의 손실을 줄이면서 쓴맛을 감소시킬 수 있다.
한편 단맛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본능에 반해, 알싸하고 씁쓰름한 맛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식품의 관능평가연구 전문가들은 씀바귀의 쓴맛이 혀에 자극을 주더라도 몸에 좋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느낌을 극복하게 된다고 말한다. 즉 봄나물의 상큼한 향기와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학습 효과를 발휘해 쓴맛을 즐기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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