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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떡이라는 건 꼭 집에서 하는 건 줄 알았다.
명절이 다가 오거나 하면 엄마는 쌀을 미리 불려 방앗간에서 가루로 빻아오시고 그 하얀 쌀가루로 시루떡을 하기도 하시고 때론 맛있는 쑥떡과 인절미를 하기도 하셨다.
쑥떡이나 인절미를 할 때는 잘 쪄진 떡쌀을 아버지가 커다란 떡메로 여러 번 쳐 주어야 하는 단계가 더 필요했지만 그 시절의 떡은 얼마나 맛있는 간식거리였던지...
시루떡을 찔 때면 정성이 부족하면 시루떡이 설익는다 하시며 엄마는 떡이 다될 때까지 시루 앞을 지키셨다.
그 때에 비해 요즘은 옛날 어머니들이 하셨던 수고를 들일 필요도 없이 돈만 있으면 먹고 싶은 떡을 마음껏 골라 사올 수 있으니 내 손으로 떡을 하는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요즘 수강하고 있는 생활요리반에서 얼마 전에 콩설기를 하였다.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을 뿐더러 맛도 좋아 집에서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방앗간에 가서 쌀가루를 사려고 했더니 너무 비싼데다가 조금은 팔지도 않았다.
그래서 집에서 쌀을 불려 믹서기에 갈아 쌀가루를 만들고 돈부콩대신 곶감을 사서 콩설기 대신 곶감설기를 해보았다.
결과적으로 떡은 조금 싱겁고 촉촉한 맛이 덜하긴 했지만 내 손으로 만들었다는 보람도 있고 식구들이 맛있다고 잘 먹어주니 기쁘기도 했다.
언젠간 정말 맛있는 콩설기를 꼭 해봐야겠다.
*콩설기
(1) 재료: 삶은 콩 500g, 멥쌀 1kg, 설탕 100g, 소금 12g, 물 180g
(2) 만드는 순서
① 콩삶기. 이때 소금 간은 반드시 마지막에 한다.
② 멥쌀가루 체에 내리기. 여러 번 내릴수록 떡이 폭신하다고 한다.
(두 번째 내릴 때 물을 180g을 넣고 잘 섞어 내린다.
③ 체에 내린 쌀 가루에 콩을 넣고 버무린다.
이 때, 쌀을 비비지 않고 손가락에 힘을 주고 잘 섞이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
④ 마지막으로 설탕을 넣고 버무린다.
⑤ 시루깔개 바닥에 설탕을 뿌린 후 ④의 쌀가루를 넣고 강불에서 25분 닌다.
단, 반드시 물이 끓을 때 시루를 올려 놓고 김이 난 후에 뚜껑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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