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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북*;;* /琴兒 인연 ▦

브루크의 애국 시

병사兵士

 

 내가 죽는다면 이것만은 생각해 주오

 이국 땅 들판 어느 한 곳에

 영원히 영국인 것이 있다는 것을

 기름진 땅속에 보다 더 비옥한

 한 무더기 흙이 묻혀 있다는 것을.

 영국이 잉태하고 모양을 만들고 의식을 넣어 준,

 일찍이 사랑할 꽃을 주고 거닐 길을 준,

 영국의 공기를 숨쉬고 그 강물에 목욕하고

 고국의 태양의 축복을 받은 몸이.

 

 그리고 생각해 주오 승화된 심상.

 영원한 마음의 한 맥이

 영국이 준 사상思想을 받은 것 못지않게

 어디엔가 옮겨 준다는 것을,

 영국의 풍경과 음향,

 영국의 태양과 같이 행복스러운 꿈,

 그리고 친구에게서 배운 웃음,

 영국 하늘 아래 평화로운 가슴속에 깃든 우아함을.

 

 루퍼트 브루크(Rupert Brooke. 1887~1915)는 20세기 초기의 가장 촉망을 받던 젊은 시인이다. 그는 대학 시절에 학업에만 탁월하였을 뿐이 아니라 멋있는 미남자로 유명하였다. 흐르는 듯 굽이치는 금발머리, 6피트의 늘씬한 키, 그는 '젊은 아폴로'라고 불리었다. 그는 또 우수한 운동 선수로 크리켓, 축구, 테니스, 특히 수영에 능하였다. 그의 낭만적 성품과 아름다운 육체는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그는 군에 입대하여 벨기에에서 싸웠고 지중해 원정대에 참가하여 다르다넬스(Dardanelles)전투에 공을 세웠다. 그러나 아깝게도 1915년 4월 23일, '에게' 바다 스키로스 섬에서 전병사戰病死하였다. 나이 27세. 윈스턴 처칠은 국민을 대표하여 애도의 정을 표하였다. 시인 윌터 델라메어는 브루크의 세계를 가리켜 '밝은 하늘 아래 어떤 도시의 성채들과 솟아 있는 뾰족한 탑들과 같이 또렷하고 날카롭다'고 예찬하였다.

 

 여기 소개한 그의 유명한, 고요하고 농도 진한 이 소네트는 우리가 흔히 보는 애국시와는 달리 요란스럽지 않다. 요란스럽기에는 너무나 참되고 심원한 애국심을 지니고 있다.

 

 

  ===============2009년 02월 14일 오후 4시 06분 옮겨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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