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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My Story ▦

여고 동창들과의 베트남 여행

 

일상이 무료하고 지겨워지던 차, 여고동창생들과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한 친구와는 중고대 동창이었지만 두 친구와는 여고 졸업 후 처음으로 만난 셈이었다.

하지만 어색함도 잠시, 우리는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즐겁고 편안하게 즐기며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하노이에 도착한 첫 날은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고, 베트남 북부지방에 속하는 하노이는 우리 예상과는 달리 서늘한 초가을 날씨였으며,  이 날은 한 시간 정도를 버스로 이동하여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잠들기에 바빴다.

 

 

두 번 째 날은 하노이 관광에 나섰다.

듣던대로 길거리는 오토바이로 가득찼고, 무질서 속의 질서라던가......

차와 오토바이가 뒤섞여 도로가 가득한데도 의외로 접촉사고가 목격되지 않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가족 구성원마다 거의 오토바이를 한 대씩 갖고 있다고 하니 그 수가 가히 놀랄만 하다.

하노이의 현재를 우리나라와 비유하자면 1970년 대와 2010년 대가 공존하는 듯, 잘 가꾸어진 빌딩과 아파트가 있는 반면에 공사가 진행되는 곳도 많고 지저분한 거리와 허름한 집들도 많았다.

주거지 가까운 곳에 묘지를 조성하거나, 논과 밭에 조성된 묘지는 색다른 풍경이었다.

특히 세로로 좁은 집(대개 가로 3~4m, 세로는 8~10m)은 자주 볼 수 있었는데 토지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공정성을 기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한다.

마지막날에 예정되었던 시클로 관광을 당겨서 했는데 하노이 시청, 오페라 하우스 등을 볼 수 있었다.

시클로란 앞쪽에 손님을 태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햇빛을 막아줄 간단한 지붕을 설치한 다음, 현지인이 페달을 돌려 이동할 수 있게 만든 자전거의 틀을 변형시켜 만든 교통수단이다.

오로지 운전자의 페달 밟는 힘에 의해 움직여지기 때문에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면 속도가 많이 느려지고 운전자는 힘에 겨워 헐떡거리게 된다.

 

 

      

↑ 첫날 숙소에서 바라본 시내모습.  제법 부촌인 듯 하다. 오른쪽 아래는 묘지            도로의 차와 오토바이 떼

 

 

처음 방문지는 바딘광장, 공원처럼 조성한 호치민 관저터, 그리고 호치민 박물관이었다.

바딘 광장은 호치민의 시신을 안장해놓은 건물이 정면에 위치한 광장인데, 행사 때는 물론이지만 평소에도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 한다.

호치민은 베트남의 통일과 민족의 화합을 위해 일생을 바친 인물로 국민들에게 지금까지도 추앙받고 있다. 대통령으로 재임할 당시에도 관저에 화장실을 짓지 말라고 할만큼(공동화장실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함.) 검소한 분이었으나 호치민의 사후에 호치민을 기리고자 관저처를 확장하여 마치 공원처럼 꾸며놓았는데, 유료로 방문객들에게 개방되고 있었다. 무성한 나무와 연못, 호치민의 흔적이 어우러져 하노이의 자랑이 되고 있는 듯 하였다.

호치민 박물관은 호치민의 일생 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역사, 풍습에 관한 자료들이 3층에 걸쳐 전시되고 있었다.

박물관의 정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기둥사원이었는데 1 개의 기둥 위에 세워진 사원으로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며 하노이의 상징이 되고 있다.

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 정원을 바라보며 우리나라에 호치민과 같은 대통령이 나온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는데, 높은 자리에 가게 되면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는 정치인이 많은 우리나라 현실이 씁쓸하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오후에는 옌뜨 사원이라는 곳에 가게 되었는데, 옌뜨 사원은 500여 개의 사리탑이 자리하고 있는 베트남 불교 사원으로 베트남에서는 아무리 공덕을 많이 쌓고 좋은 일을 해도 옌뜨 사원에 가보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베트남 불교의 본산이라 한다.

옌뜨 사원에 가는 길은 험난했다.

차에서 내려 약간은 경사진 길을 오르고 옌뜨 사원 입구에 도착한 후에는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케이블 카에서 내려서는 가파른 오르막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온몸에서는 땀이 배일 정도로 힘든 코스이다.

꼭대기 사원에 도착해서는 땀도 식히고 사진도 찍고, 주변 관광객들도 훔쳐보고.....하지만 집에 와서야 안 사실이지만 우리는 옌뜨 사원의 꼭대기까지 가지 않았었다.

옌뜨 사원의 가장 높은 곳에 가야만이 사리탑을 볼 수가 있는데 우리는 거기까지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 사리탑을 보러 또 거길 갈 수는 없는데,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저녁 식사 후에는 전신 맛사지를 통해 하루종일 가파른 계단 오르며 고생한 육신의 피로를 풀어 주었다.

  

 

관광 3일 째에는 하롱베이 목선 크루즈(?)를 하면서 간간히 섬에 올라 사원 구경도 하고 선상에서 유유자적 신선같은 시간을 보냈다.

하롱베이 국립공원은 영화 '인도차이나'와 '굿모닝 베트남'의 배경이 되었던 곳으로 미려한 장관으로 유명하며, 유네스코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베트남은 남북으로 긴 나라인데 서쪽으로는 라오스와 캄보디아와 접하고 있어 해안은 동쪽 해안 뿐으로, 3000여개의 섬들이 파도를 막아주고 있어 마치 강처럼 잔잔하였으니 선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마치 꿈처럼 여유롭고 달콤하였다.

바다 위에는 활어나 해물을 가두어 놓고 팔고 있는 가게가 상주하고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싱싱한 해물과 회를 선물하였다.

거금 30불하는 회와 20불 하는 해물을 2인분씩 시켜 그 어느 곳에서 맛보았던 회보다 더 달게 맛보았는데, 그 후에 나오는 매운탕도 시원하고 얼큰한 맛이 일품이었다.

주변은 멋지고 환상적인 풍경이요, 거기에 맛있는 회와 매운탕, 좋은 친구들.....부러울 게 없는 시간이었다.

더구나 베트남에 도착해서부터 내내 해를 볼 수 없었는데 유일하게 햇빛을 보며 관광했던 날이었으니 하느님도 도와준 하롱베이 관광이었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바다 위의 선착장에서 나룻배로 갈아 타고 원숭이가 살고 있는 섬을 가기 위해 동굴을 지나기도 하고, 상당히 규모가 큰 석회동굴 탐사도 하였다.

하선한 후에는 한인이 운영하는 씨푸드(Sea food) 식당에서 신선한 해물 뷔페를 마음껏 즐겼는데, 특히 새우가 맛이 있어서 껍질 째 여러 마리를 공략 흡입하였다.

  

 

 

↑ 섬과 섬 사이를 관광객을 태운 목선이 유유히 지나가거나 정박해있다.

 

 

4일 째 되던 날은 긴 시간 동안 이동하여 하노이로 귀환해서 시내에 있는 테마파크를 관람하였다.

놀이공원이라고는 하나 우리나라의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소규모였지만 베트남의 전통춤과 수상인형극을 볼 수 있고, 하노이 구시가지를 재현해놓은 곳과 동물원, 아쿠아리움 등이 갖춰져 있었다.

체험학습을 나온 듯한 아이들을 볼 수 있었으며 개인적으로는 아쿠아리움이 인상적이었다.

머리 위쪽의 수조에서도 홍어 비슷한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어 눈은 어리둥절하고, 크기. 색깔도 다르고 모양도 다른 다양한 물고기들을 많이 봤지만 이름을 아는 종류는 다섯 손가락이 남을 듯 하다.

저녁에는 극장식 레스토랑에서 베트남 민속춤이 주를 이루는 공연을 보며 오붓하게 우리 팀만의 디너를 즐겼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미리 사가지고 온 현지 과일을 먹으며 오랜 세월 묵은 수다를 떨었다.

여고 동창이라는 인연으로 함께 여행한 우리의 수다는 깊은 밤까지 계속되었다.

 

 

  

↑ 테마파크 민속공연

 

 

여행 마지막 날, 인천 공항에는 초췌한 모습으로 새벽에 도착하였는데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간단히 티타임을 갖고 다음을 약속하며 친구들과 헤어졌다.

 

여행이란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라고들 한다.

내게 여행은 가장 편안한 곳이 내 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내 남은 생의 꿈이기도 하다.

영화나 책 속에서 발견한 나라를 여행하며 그 공기로 호흡하고, 직접 체험해봄으로써 내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

지금까지의 여행을 통해 가치관이 바뀌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깊어졌으며 나자신이 행복한 사람임을 깨닫게 되었기에...여유만 된다면 여행을 통한 나의 탐구는 계속될 것이며, 나의 행복 바이러스로 인해 내 옆의 누군가도 모두 행복해지길 소원한다.

 

※ 사진은 해외 여행-동남아편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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