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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My Story ▦

투병 중인 친구에게

 

네 편지 읽은지 한참 되었는데 이제서야 답장을 쓰는구나.

지금쯤은 항암치료 받는 중이겠다.

 

네 말처럼 아픈 것만 네가 하고 나머지는 다 알아서 해준다니 의료복지혜택을 톡톡히 보는구나.

긍정적인 네 표현에서 네가 잘 치료받고 완치되어서 또 열심히 생활할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그래..네 말처럼 그 동안 앞만보고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 조금은 쉬라는 신의 뜻이라 여기며 치료에 올인하는 것도 좋겠다.

 

난 2학기에도 1학기에 다니던 학교에 파트타임 강사로 계약을 하고 열심히 다니는 중이다.

적당히 긴장하면서도 때때로 주어지는 자유로운 시간을 누릴 때면 더이상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곤 한단다.

 

방학 때는 계획했던대로 12일에 걸쳐 독일을 비롯해 동유럽 8개국을 다녀왔지.

사실 12일이라는 시간이 한 나라를 훓어보기도 짧은 시간 아니겠니.

근데 그 시간에 여덟나라를 돌았으니 거의 찍고.....찍고.......다닌 셈이 되었다.

하지만 그만한 비용으로 각 나라별로 좋다는데는 거의 다 찍고 왔으니 값싸고 오진 여행을 했다 싶기도 하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려 시작된 여행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우리나라 오는 비행기를 타고 끝을 맺었다.

독일에서는 베를린과 로텐부르크.....그리고 마지막 밤을 보냈던 작은 마을을 거쳤단다.

여러나라를 다니다보니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었는데 버스 이동 중에는 간간히 여행의 자료가 될만한 영화나 다큐 프로그램을 봤는데 네가 살고 있는 에센에 우리나라에서 독일로 간 광부가 많이 살고 있다는 내용도 그 비디오를 통해 알게 되었다.

어느 날엔 글루미 썬데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한동안 그 영화의 OST인 '글루미 썬데이'의 리듬과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에 깊이 빠져 지냈었다.

특별한 사랑의 방식.......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이룰 수 없었던 그 사랑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였을까....

어쨌거나 'gloomy sunday'라는 음악을 듣고 자살한 젊은이들이 수백명이었다니 ....

우울한 이야기는 이쯤하는게 좋겠지?

 

강행군 탓이었는지 여행하는 동안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기도 하고 한이틀은 컨디션 난조로 힘들게 보내긴 했지만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슬로베니아의 포스토니아, 아우슈비츠 등이 기억에 남는다.

아참, 다뉴브강 유람선을 타는 중에 지나던 아름다운 풍경과 바람도 정말 좋았었구나.

부다와 페스트로 나뉘어 과거의 유물과 성이 잘 보존된 헝가리와 체코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었는데,

짤쯔부르크는 Sound of music이라는 영화때문에 잔뜩 기대를 해서인지 기대에는 약간 못미친 듯 하다.

더불어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느낌때문인지 비극적이고 약소국으로만 생각되던 폴란드가 의외로 저력이 있고,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라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었다.

 

이제 다음주면 우리나라에서는 중추절 명절을 맞는구나.

달님이 내려주시는 넉넉함과 풍요로움이 네게도 닿기를 기도해본다.

그 기운 받아서 말끔히 낫고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또 만날 수 있기를....

 

내내 덥던 날씨가 오늘 저녁엔 제법 찬 바람으로 가을을 느끼게 하는구나.

삶은 축복임을....

열심히 착하게 살아온 너에게 축복이 가득하길....

 

기운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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